“우리 보급대가 13명이니까 부식이 13개 나오는 거라. 사람은 다 죽고 세 사람밖에 없는데. 그 사람들은 죽고 없는데”
1950년 동족상잔의 6·25 전쟁이 발발해 19살 꽃다운 나이에 입대한 최병안(91·거제시) 씨는 참혹했던 전쟁 당시 상황을 이렇게 구술했다. 그는 불을 뿜는 포화 속에서 살아남았지만, 함께 싸운 전우 태반은 애달프게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사장 정연송)는 포로수용소유적박물관 평화탐험체험관 전시실에서 6·25 참전 군인의 구술을 채록한 아카이빙 전시 <이 이야기가 나의 마지막 임무입니다>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주관하는 근현대사 박물관 협력망 지원 사업으로 마련됐다. 6·25 전쟁 참전 군인 12명의 구술 채록을 중심으로 전쟁 때문에 뒤틀린 일상과 상흔, 남겨짐에 관한 이야기를 옴니버스(한 주제를 중심으로 몇 개의 독립된 짧은 이야기를 늘어놓아 한 편의 작품으로 만든 것) 형식으로 구성했다. 참전 군인 12명 중 최 씨를 비롯한 3명은 거제 출신이어서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특히 참전 군인 구술을 전시 자료로 다듬기보다 사투리나 맞춤법에 구애받지 않고 날 것 그대로의 느낌으로 전달해 호평받고 있다. 유물이 주를 이루는 일반 전시보다 글이나 영상 자료가 많지만, 관람객에게 공감과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는 뜻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연송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은 “이번 전시는 참전 군인의 다양한 목소리로 6·25 전쟁을 조명해 역사를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더불어 미래 세대에게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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